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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사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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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9-1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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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미납 추징금 1천672억원을 자진납부하겠다고 밝혔다. 1997년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16년만에 사법적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전씨의 장남 재국씨는 대국민 사과문에서 “추징금 환수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사죄드린다. 해결이 늦어진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추징금 납부와 사뭇 다른 평가를 내고 있다. 노씨의 자진납부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진정성이 어느 정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투병 중인 노씨의 사정도 국민 정서에 반영됐다.
국민들은 전씨의 추징금 납부가 경찰의 강도 높은 압박을 견디지 못해 마지 못해 내린 결정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전재산이 29만원 밖에 없다면서 호화 골프와 여행을 즐긴 일을 잊을 리가 없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역임했으면서도 법을 어겼고 도덕성마저 팽개쳤다. 그리고 군인 출신이 지켜야 할 명예마저도 포기했다. 그 모든 것이 물질에 무능했다.
재국씨가 사과문을 읽을 때의 진정성도 문제다. 2분간 짧게 읽고 자리를 떴고 부정축재로 불린 재산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알다시피 모든 국민은 전씨가 부정축재한 돈으로 증식한 재산이 1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의 68%는 전씨가 미납 추징금을 완납해도 은닉 재산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비율이 80%로 가장 높았고, 이어 19~29세(77%), 30대(75%), 50대(58%), 60세 이상(50%) 순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났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불렸다면 그것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 그리고 아들을 내새워 사과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한다. 쓸데 없는 국정 간섭은 본인이 직접 나서면서 부끄러운 일에 아들 등 위에 숨는다는 것은 비겁하기 그지없다.
검찰도 보강수사에 나서야 한다. 자금의 역외유출, 탈세혐의 등 전씨 일가가 저지른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수사를 한다면 국민들로 하여금 박수를 받을 것이다.
미납 추징금 1천672억원은 250만원짜리 봉급생활자가 50만원만 쓰고 매달 200만원씩 꼬박꼬박 저축하더라도 7천년이 걸리는 액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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